학생폭력범죄는 성범죄와 유사하다. 피해자의 고발, 증언을 얻는 것이 쉽지 않으며, 또래들의 집단 내에서 일어나기에 객관적인 증거, 증인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피해자가 유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그러하다. “저 여자가 원래 문란하다.”와 “쟤는 맞을만해요.”가 얼마나 다른가? 거기에 애들은 싸우면서 큰다는 후진적 인식 또한 성범죄 – 특히 성희롱 -의 그 것과 매우 비슷하다. 한국은 성범죄율이 상당히 높은 국가이지만 성범죄에 대한 인식과 처벌이 향상되어 가면서 그나마 좀 줄어가는 추세다. 그렇다면 성범죄에 대한 대처방법 또한 학생폭력 범죄를 다루는데 있어서 큰 참고가 될 것이다.
폭넓고 강제적인 폭력방지교육이 필요하다. 한국 법률은 일정 수준 이상의 고용주는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참고) 강간, 추행 등의 강력범죄는 물론 대부분 사람들이 범죄로 인식하지만 성희롱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까지 처벌받는지에 대한 인식이 없었기에 교육이 필요했다. 이는 가해자가 스스로 자제하도록 하는 효과 이상으로, 피해자가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지식과 논리를 배우는 효과가 더 크다. 이게 참고 넘어갈 일이 아니고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더이상 참지 않게 된다.
전문대책인력이 필요하다. 성범죄의 경우에 피해자가 여성인 경우 여성 경찰관이 대화하도록 되어 있고, 수사-재판 과정에서도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들이 마련되어 있다. (사실 언제나 잘 작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폭력범죄의 경우, 교사는 이미 감독의무를 방기했었기에 자신에게 돌아올 불이익을 고려해 은폐하려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담임교사는 1년만 문제없이 진급시키면 책임에서 벗어나므로 이러한 인센티브 구조하에서 교사들이 은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또한 폭력 피해자에 대한 카운셀링 능력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심리치료에 능숙하고 폭력예방/저지에 인센티브를 받는 전문인력이 확충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증거, 증인에 대한 요구는 너그러워져야 한다. 성범죄의 경우, 꽃뱀이라는 새로운 범죄(정확히는 공갈, 무고죄로 해석될 것이다)가 등장할 정도로 증거에 대한 입증도가 낮아져 있다. 학생폭력에 대해서도 집단 폭행, 장기간 협박 등의 한정된 사례에 한해서라도 처벌의 폭을 넓히고 입증도를 완화시켜야 한다. 특히 문자, 통화내역 등 휴대전화와 메신저 등의 인터넷을 이용한 협박, 공갈 등에 대해서 폭넓게 증거로 인정해주어야 할 것이다.
엄격한 처벌이 필수다. 성인범죄에 대한 처벌 중 하나인 접근금지명령에 더해서 가해학생들만을 따로 모으는 특수학교제도도 가능하다. 폭력가해자라는 언급을 학생기록부에 남기도록 강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성년자는 충동절제능력이 떨어지고 교화의 가능성이 큰 만큼 성인의 폭력범죄에 준하는 처벌을 가할 수는 없지만 형사처벌이 아닌 진학, 생활상의 불이익은 필요해 보인다. 또한 무엇보다도 교사, 교장 등 학교에 대한 불이익도 강화해야 한다. 성희롱도 고용주가 가해자에게 징계를 가하지 않을 경우에는 과태료를 부과한다. 형사처벌은 힘들다 할지라도 교사의 경우에는 진급과 급여에서, 학교법인에는 경제적, 명예적 불이익을 주는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특히 교화가 불가능한 환경이 많아지고 있는 최근의 상황에서 특수학교제도는 다시 한번 깊게 검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왕따라는 단어 자체가 폭력성을 은폐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국가와 사회는 최근 10년간 성평등과 성범죄 감소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이는 기본적 인권향상과 더불어 여성의 경제활동을 통한 새로운 노동력의 확보라는 실질적인 이유가 컸다. 그럼 학생폭력은? 이번 대구폭력자살사건에서 보이듯이 어린 학생 피해자들은 의욕을 잃고 성장과 학습에 지대한 피해를 입는다. 안그래도 부족한 어린이들을 망쳐서야 한국의 미래는 없다. 기본적 인권을 더해서, 이러한 (예비)피해자들을 건강하게 자라도록 보호하는 일은 실리적인 이유에 있어서도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 되었다.
- 근 3달만의 포스팅이 이런 암울한 내용이어서 매우 슬프다.
- 희생당한 모든 학생들의 명복을 빈다.